사건경위

내가 하는 SNS에서 붉은돼지 이야기로 술렁거림

→ 아 오랜만에 붉은돼지나 봐볼까?!

→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 뒤에 보니까 클라식하고 혼자 타는 탈것으로 질주하는 게 짱 멋있음

→ 나도 타야지 "가자 나의 적토마여"

→ 자전거도로로 가는 경사로에서 브레이크를 덜밟음

→ 진흙이 된 풀밭으로 돌격, 표지판에 러다이트 시전

→ 와장창

 

나한테는 한 가지 능력이 있는데 뭐냐면 심하게 다치면 속이 울렁거리고 토가 나올 것 같은 능력임. 아무리 아파도 외상이 심하지 않으면 그런 게 안 느껴지는데 구겨진 자전거 바구니에 짐을 집어넣는 와중 속이 너무 좋지 않은 거다... 거기다가, 기분이 나빠졌으니 근처 박물관이나 갈까... 하는 와중 신발이 지나치게 딱 맞는 기이한 감각을 느꼈고 도저히 걸을 수 없어 자전거를 유기하고 택시를 탔다. 정형외과에서는 새끼발가락 골절, 그리고 다른 발가락 어딘가에 금이 갔다는 것을 알려주고 부목과 목발을 주었다. 휠체어도 처음 타 보고 입원시 유의사항 문서도 처음 봄. 돌아가는 길에 내가 꾸물거리고 있으니 어떤 시민이 매우 슬픈 표정으로 내가 택시타는것을 도와주셨다. 이거 택시 승차 거부당하는 거 아냐?! 라고 생각했는데 거부는커녕 기사님이 내려서 아파트까지 올라가는 걸 도와주시겠다고 하셨다... 이 동네에는 유황불이 떨어지지 않겠구나...

 

근데 친구들과 이야기하던 중 범상치않은 기분이 들어 혹시 검사비용과 수술, 입원비의 총합이 얼마 정도 나올지를 바로 물어봤고 350만원 정도라고 하길래 예약 바로 취소함. 나도 의술이란거 멋지고 대단한거라고 생각하는데 어쩔수가없다. 내일 아침에 큰 병원에 가서 진료받고 수술받을 예정이다. 최소 하루는 입원해야 한다는데 책이랑 랩톱, 옷 챙기고 또 뭐 가져갈지 고민 중. 이번 달 돈 아껴서 사진집 살 생각이었는데 망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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