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에 내가 키우고 있는 이끼다. 이 블로그에서는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이게 세 번째. 첫 번째는 이끼를 키우고 싶어져서 (무언가를 기르자 → 식물이 편하겠지? → 키우기 편한 식물 뭐 없나? → 이끼!의 사고흐름) 본가 근처의 산에 올라가서 캐온 정체불명의 식물이다. 나무 밑에서 자라기에 당연히 이끼인 줄 알았는데 정말 한도끝도없이 길어졌고 (당시 내 방이 정확하게 밝은 응달이었음) 이끼가 아니라는 결론에 다다른 후 방생했다 …. 두 번째는 근처 소품샵에서 산 이끼인데 이상하게 상태가 너무 나빠졌고 온갖 실벌레가 들끓어서 내다버렸다. 그 이후 이끼를 키우지 않으려고 했지만 비 오는 어느 날 어머니랑 같이 연못을 산책하다가 어머니가 나무에 매달린 이끼를 뜯어서 나한테 주셨고 그걸 계기로 이끼하우스를 만들었다. 참고로 우산이끼는 이끼하우스 만들 때 인터넷에서 샀는데, 농원에서 온 이끼라서 개미와 작은 거미가 같이 딸려왔다. 개미는 죽였고 (이유: 개미는 초유기체니까) 거미와는 한 달 하고 보름 정도 같이 지냈는데 (꽤 커짐) 어느날 사라졌다. 죽은 모양이다.
* 늦은 정정: 비늘이끼와 털깃털이끼는 이끼도감을 참고했을 때 풀이끼였던 것으로 보이고, 우산이끼는 우산이끼과의 ‘제니고케’ 인 것으로 보인다.
여튼 한동안은 이끼가 매우 비실비실했는데 (특히 가운데에 있는 비늘이끼는 여름날의 태양광선을 맞고 반절이 타버림) 흙을 건조한 상태로 유지하고 매일 상당한 양의 물을 분무해주니까 상태가 매우 좋아졌다. 보면 알겠지만 우산이끼에 새로운 엽상체가 돋아나고 있고 털깃털이끼들은 무한정 길어지는 중이다. 분명 흙을 축축하게 유지하고 이삼일에 한 번 분무하라고 들었는데 역시 키워보면서 환경에 맞는 방식을 찾는 게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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