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알게 된 사실이 있는데, 나는 누가 나의 개인적 계획을 물어보는 걸 매우 싫어하는 모양이다...
여기에 대해서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는데 (내가 답하고싶지 않은건 물어보지마!!) 확실한 이유를 잘 몰랐었다. 그냥 내가 무계획을 좋아하는데 누가 계획을 세우라고 하는 느낌이라? 그래서 싫은가 정도로만 여겼는데 주변 의견을 들어보면 나는 딱히 무계획 인간이 아니란 말이지...
그리고 최근에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하고 또 회사일을 하면서 내가 마냥 계획을 세우지도 않고 공유하지도 않는 타잎이 아니라는 걸 알게되었다.
그래서 왜 계획을 묻는 게 싫으냐?!
그건 바로 계획의 세부사항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 또한 나의 일정에 포함된 건데 계획을 묻는 순간 그걸 지금 당장 해야해서. 그리고 모른다고 하면 불성실하게 대화하는 사람처럼 취급해서이다.
예를들어 어딘가로 이동하는 일정이 있다면, 나는 일정이 생기자마자 출발과 도착에 ‘적절한’ 시간대를 생각하고 그에따른 ‘적절한’ 이동수단과 ‘적절한’ 좌석을 예매한다. 이 단계에서 내 뇌에 남은 건 교통편을 준비했다는 사실, 그리고 탑승을 위해 내가 미리 어디로 가야하는지 정도이다.
그리고 이동하는 날 전날 출발 시각을 확인해둔다. 정확한 도착시각과 좌석번호는 당일에 숙지한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1) 미리 봐봐야 기억도 못하고 (2) 모른다는 상태로 남겨두면 더블체크를 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이동하는 일정이 생기고 겨우 하루이틀 뒤에 나한테 언제 출발하냐고 물으면? 나는 시각을 확인하는 정말 쓸모없는 행동을 해야한다. 물론 그게 필요한 일이라면 해야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스몰톡에 불과하고 전혀 중요치 않다... 그럼에도 내가 “출발 시각요? 모르는데요?” 라고 하면 (1) 뭐지? (2) 그거 확인하는 게 귀찮나? (3) 왜 기분나빠하지? (4) 진짜 교통편 예매한 거 맞나? 거짓말 아님? 정도의 반응을 보인다. 으으아악
게다가 또 중간에 변동이 생기면 그걸 물어본 사람에게 AS (업데이트) 까지 해줘야하니 뇌의 자원이 부족한 나같은 사람에게는 끔찍한 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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