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졸업 마무리까지 대략 열흘 정도 남았다. 2년간 정말이지 최악으로 산 것 같다. 누가 산책처럼 가벼운 활동을 제안해도 냅다 드러누워서 나한테 뭐 시키지 말라고~~~ 아무것도 하기 싫다고~~ 징징대는 게 일상이었음... 그리고 실제로도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운좋게 졸업 직전까지 와서 SCOPUS 저널 하나랑 괜찮은 해외 학회 하나 억셉되어서 아무것도 안 남은 건 또 아녔지만 인생에 열정이 증발해버렸다. 유일하게 재밌게 하는 거: 공연 준비를 위한 보컬 트레이닝... 도장에서 알게 된 고등학생 분이 나한테 대학원생이면 정말 노예처럼 일하죠!! 하면서 눈을 반짝거렸는데, 사실을 말하면 자학이 되어버리는 인생을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아마 내년까지는 지금 거주하는 곳에서 살 것 같다. 학회가 밀라노에서 열려서... 여비를 지원받기 위해 내년 여름까지 학교에 연구원으로 남아있기로 했다. 그동안 진짜 놀 거고, 돈 모아서 사카낙션 전국 투어 보러 갈 것임.

 

생각해보니 내 인생은 나름 잘 풀리는 것 같다. 뭐 하고 싶다고 생각하면 그게 우연히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사실 이번에 공연하는 곡도 작년에 첨 들으면서 와 펑크 패션 하고 이거 부르면 짱이겠다 상상했는데, 갑자기 셋리에 들어가면서 공연하게 됨. 그리고 진짜 제대로 쉬고 싶다고 생각하니까 졸업 후 편안하게 쉬게 되었고.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도 느닷없이 해결됨. 이정도면 우울증도 우주의 힘을 받아 치유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