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터레스트에서 (정확한 키워드는 모르겠지만) 묘한 느낌이 드는 에스테틱을 찾아보면 귀엽고 그늘진 폴리곤들과 쨍한 색감의 해산물이 자주 등장하는데




이런 느낌의 소품들을 파는 곳도 여러 군데 본 적 있다.
미래의 미래 - https://mirai-no-mirai.com/
네이키드 런치 - https://nakedlunchstuff.com/
프로젝트 온도 - https://projectondo.com/
그리고 내가 사는 동네의 편집샵 '물비늘'도 비슷한 느낌이다.
아마 레퍼런스는 영화 <중경삼림>이겠지?


이런 이미지의 매력 요소는 내가 생각하기에
1. 레트로함. 레트로는 옛날부터 잘 먹히던 소재.
2. 색감이 좋음. 쨍한 푸른색인데 이런 자연의 색에는 많은 사람들이 끌릴 것 같음. 물고기는 초록-파란색의 보색인 경우가 많아 이미지가 화려함.
3. 현대인들은 생물이 사는 물을 접할 기회가 잘 없음. 신선함. (바다 근처에 사는 사람도 저렇게 물의 단면을 보는 일은 많이 없을 것)
4. 바닷속을 잘라 육지에 갖다붙인 듯한 이질감.
5. 물고기는 어항에 갇혀 있고 싸이코패스 눈을 가졌음. 오싹함.
이정도로 정리가 될 것 같다.
그래서 여기에 한창 빠졌을 때에는 어항을 사다가 산호를 기르고 싶었는데, 돈도 없고 어린 시절 금붕어를 키웠던 기억에 의하면 어항 관리가 쉽지 않을 것 같아서 포기했다. 근데 나랑 비슷한 생각을 한 사람이 많았는지, 가짜 어항 조명을 시중에 팔더라고.

어항 램프로 검색하면 이런 것들이 나온다. 이걸 비치해둔 카페나 소품샵을 몇 군데 봤다. 그래서 이게 생각보다 보급이 많이 되어있고 만듦새가 좋지 않구나 싶어서 구매를 보류함. 제일 아쉬웠던 건 저 성의없는 물고기들이다. 아니 물고기 피규어를 물에 둥둥 띄운다는 생각조차 못 해? 이건 그냥 모션 램프잖아...

(놀랍게도 모션 램프 또한 왕가위의 영화 <해피 투게더>에 등장한 바 있다.)

일본인들은 뭔가 다르겠지 싶어서 일본 옥션의 빈티지를 여러 키워드로 뒤져봤다. 그 결과 MASUDAYA마스다야라는 오래된 장난감 제작 기업에서 <아쿠아 월드>라는 모형 어항 시리즈를 출시한 적 있다. 정식 명칭은 海美物語와 海美伝説.


내가 생각한 물고기 모형이 물 속을 떠다니는 모형 어항이 바로 이것이다. 공식 홈페이지에는 이미지와 정가를 비롯한 정보들이 나와있는데, 서칭을 계속 해 본 결과 꽤 여러 가지 버전이 존재한다는 것 + 물고기를 개별로 판매했다는 것을 알았다.

아쿠아 월드 시리즈는 일본어 위키피디아에 잘 정리되어 있다. (https://ja.wikipedia.org/wiki/%E3%82%A2%E3%82%AF%E3%82%A2%E3%83%AF%E3%83%BC%E3%83%AB%E3%83%89_(%E3%82%A4%E3%83%B3%E3%83%86%E3%83%AA%E3%82%A2)
거품의 부력을 이용하는 것도 있고, 대부분 자력을 이용해 물고기가 헤엄치는 것처럼 만든다고 한다. 가격이 좀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이것도 기술력이구만.
- 海美物語: 반구 모양 어항에 물고기 모형 하나가 포함.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된 것은 海美物語4인 것으로 미루어보아, 일단 4개의 버전이 출시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헬로키티 컬래버 제품이 있음... 정확히 몇 개의 배리에이션이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 海美伝説: 사각형 모양의 어항에 물고기 모형 세 개가 포함.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되어 있음.
- 渚物語: 병 모양의 어항에 물고기 모형 한 개가 포함. 오르골로 추정됨. 渚物語2까지만 확인되었다. 공식 홈페이지에는 소개되어 있지 않음.
- 楽園伝説: 꽤 화려한 어항에 물고기 모형 세 개가 포함. 楽園伝説2까지 확인했고, 공식 홈페이지에는 소개되어 있지 않음.
- 이미지의 우상단에 위치한 것은 잘 모르겠다.
그리고 물고기 모형 종류는 18개인 듯.
동작은 위와 같이 되는 듯.
그래서... 이거 살까 말까 고민 중에 매물이 갑작스럽게 싹 빠지길래 결국 하나를 샀다. 내가 산 건 배경이 우주다.


일옥에 숲 배경으로 된 海美物語가 있던데 너무 비싸서 그건 잠시 미루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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