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한데 오늘은 무얼 해볼까 하다가 묵혀두었던 WM-52의 동작 확인을 해 보기로 했다.

노동요는 친구가 추천해 준 밴드인 인디고 라 엔드의 앨범으로.

오늘의 수술 대상자 WM-52. 특이 사항으로는 어댑터 단자가 없고, 이어폰이 내장되어 있으며, 친환경 플라스틱이라도 쓴 것인지 내구도가 매우 떨어진다.

이 기종 중에서 이어폰이 멀쩡히 붙어 있는 것은 딱 한 대밖에 못 봤다. 야후오쿠에서 이 부분 사진 없는 매물은 다 이 꼴일 것. 그렇지만 어디까지나 겉면이 삭은 것 뿐이지, 유닛은 살아있을 수도 있다. 한번 기대를 걸어보기로. (사실 껍데기를 구하는 게 더 어렵지만)

배터리 부분은 부식이 심각해서 초등학교 과학 시간에 만들었을 법한 황산구리 결정으로 뒤덮여있길래 배터리 플레이트를 모두 제거해두었다.

이렇게 세팅 끝.

외부 어댑터도 연결 못 하고, 배터리 플레이트도 빠진 심장 없는 녀석을 어떻게 살릴 것인가? 나는 같은 전압을 사용하는 기기의 전원 선을 가져다가 연결해서 키메라를 만들기로 했다. 오늘의 희생양인 셈.

뒷판 따기. 아이와나 도시바의 카세트 플레이어를 분해해 본 적 있는데, 역시 소니 워크맨이 제일 아름답다.

배터리 선 빼기. 친절하게 극성 표기도 되어 있다.

이제 매뉴얼을 읽을 시간. 배터리 플레이트와 원래 연결되어 있던 위치와 선 색상을 잘 보고 납땜하여 연결한다.


짜잔. 키메라 완성. 모터도 쌩쌩하다.

비싼 녀석 등장. 내가 지금 입고 있는 티셔츠의 두 배 가격이다. (해외 배송료 포함)

착한 엔지니어는 매뉴얼을 잘 봅니다.
모터와 휠들에 벨트를 저런 식으로 걸어주면 되는데,

휠 중 하나가 저렇게 숨어 있다. 어떻게 걸라고…. 하는 수 없이 좀 더 분해해본다.

완성이다. 빨리감기도 되감기도 쌩쌩 잘 돌아간다.

근처에 있는 아무 이어폰과 아무 카세트 테이프를 가져왔는데, 생각해보니 저 테이프가 씹히면 마음이 아플 것 같아서 중고 사용제 공테이프로 테스트를 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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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야 귀신 나온다. 저 삭은 이어폰 유닛과 30년은 묵은 헤드는 놀랍게도 살아있지만 와우 앤 플러터가 사용하지 못할 수준이다. 그 이유는 영상에 나오다시피 벨트가 균일하게 돌지 못하고 어딘가에 걸려서 흔들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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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가 좀 더러운 것 같아 청소하니 아주 조금 나아졌다.
그런데, 문제가 몇 개 있다.
1. 방향 전환이 안 됨.
2. 스톱 후 재생하면 FWD, REV 상태가 바뀜 (?). 근데 FWD 상태에서는 소리가 들리지 않음.
다음은 건전지 플레이트를 구입한 뒤 이어가는 것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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